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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순희 작성일자     2010-06-06 조회수     3421
제 목  
  순전히 그 놈의 情 때문에~!!!!!(1편)
첨부파일  

순전히 그 놈의 情 때문에~!!!!!

 

한 달쯤 전 어느 날

누부야~~~!

내가 5월말에 태화강에서 울트라100회를 하는데~~~놀러 온나

이만식씨 전화로 고민에 빠졌다.

 

2008년 그리스 스파르타슬론을 뛴 후로 울트라를 뛰어보지 않았고

마라톤까지 거의 하지 못하고 지난 겨울 동계훈련을 통해 이제 겨우 몸을 만들어 가고 있어 울트라를 뛴다는 것에 내심 겁이 나기까지 했다.

 

더욱이 지난해 4개월 넘게 북,,남미 트레킹을 다니는 동안 체력이 고갈되어

한동안 멈추었던 지병까지 도져 다시 병원문턱을 넘나들고 있어 더욱 걱정이 됐다.

그렇게 우물쭈물 하는 동안 입금마감 날짜를 넘겨 버렸다.

 

누부야~~~~!

내 태화강에서 100회 하는데~~~놀러 온나

계속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

그 놈의 정이 뭔지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어 전화로 부탁하여 겨우 입금을 한다.

 

코스도를 보니 60Km 지점에서 본부석을 통과하게 되어있다.  

몸 상태 봐서 거기서 접고 대기하고 있다가 이만식씨 들어올 즈음 골인 지점에서 동반주를 할 요량으로 마음을 정하고 나니 조금은 편하다.

 

컴푸 회원도 아닌 나를 다들 다정하게 반겨주신다.

순임 언니는 여전하고, 부산의 황현숙, 순천의 김종애씨, 구미의 곽부선씨,

경기도 엄순희, 울산의 유영미……

각 지역 울트라 대모들까지 거의 다 왔나 보다.

광주의 윤삼희씨, 제천 최란씨와 제주의 홍양선씨가 보이지 않아 근황이 궁금하다.

 

인사 건네고 받으며 보니 울산 지역 울트라 뜀꾼들의 저력이 느껴진다.

순임 언니 왈!

티눈 빼낸 발가락이 아파서 나도 완주할 자신은 없지만 오지 않을 수가 없어서

만식이가 사람 여럿 잡는 고마!

서로 쳐다보며 한바탕 웃는다.

 

 

출발은 항상 경쾌하다.

숏 팬츠에 싱글렛 차림으로 복장을 한껏 가볍고 밝게 하였으나

강변이라 조금 차가운 바람이 느껴져 바람막이를 덧입고

허리 쌕에 젤 4개 넣고 깜박이 달고 손전등 들고 달려나간다.

 

그래! 2주전 화대종주하며 지리산 정기도 듬뿍 받았겠다 

까짓 거 오랜만에 화창한 봄날 울트라 소풍이나 다녀오자!!!

6분 페이스/Km로 각 CP에서 5분 이내 지체하여 11시간 정도 들어올 요량이었다

그랬는데……

 

출발하자마자 나무 다리를 건너는데 누군가가 두세 사람이 후다다다닥 달려 나간다.

그때까지도 그런가 보다 했다.

 

1CP : 0Km ~ 10.6Km

소요시간 : 5426(5 8/Km)      누적시간 : 54 26

 

달린지 10분도 되지 않아 바람막이를 벗어 허리쌕에 넣고

58개띠클럽 축지법님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1CP에 도착하여

물 한 모금 마시고 이제 도로로 올라선다.

강변 주로가 너무 좋아 초반 너무 빠르지 싶어 늦춘다.

 

강변 주로를 벗어났으니 이제부턴 차 조심.

길이 만만치 않다. 어둡고 군데군데 패어있어 아차 하면 부상을 당할 수 있겠다.

낯선 도시의 도로를 사전 점검도 하지 않고 달려야 하니 그저 조심 할 밖에.

길을 잘못 들지 않으려 앞에 가는 이의 깜박이에 의존하며 발걸음을 내딛는다.

 

2CP : 10.6Km ~ 21.0Km (10.4Km)

소요시간 : 1시간 07 18(628/Km)    누적시간 : 2시간 1 45

 

너무 조심스레 달려왔나 보다.

무겁던 다리도 편해졌고 몸도 가벼워져 이대로만 가면 완주는 큰 문제 없겠다 싶다.

아미노젤 한 개 받아 먹고 다시 달려 나간다.

 

이제까지는 길이 너무도 편안하여 이상한 느낌이다.

이런 시골길에 분명히 큰 고개가 버티고 있을 텐데……?

아니나 다를까 3CP에 도착하자 마자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에궁! 고개가 없으면 울트라가 어디 덧나나?

 

3CP : 21.0Km ~ 28.8Km(7.8Km)

소요시간 : 52 58(647/Km)            누적시간 : 2시간 54 43

 

주로를 확실하게 알지 못하고 밤길이라 그런지 시간이 조금 늘어진다.

모르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동반주 하는 것이 시간이 늘어지는 요인이긴 하지만

이 또한 울트라의 매력 아니던가?

 

3CP에서는 조금 쉬어가고 싶었는데 주변 여건이 그럴 수가 없었다.

고향의 냄새가 보통이 넘어 나 같은 촌 년도 발 걸음을 재촉했으니까.

아마도 근처에 축사가 있지 싶다.

아미노젤 한 개 받아 꾹 짜서 먹고 물 한 모금 마신다.

 

CP 앞에는 초반부터 고개가 버티고 있다.

난 이럴 때 울트라에 더 매료된다. 잠시 스트레칭하며 다리 풀어주고

그래! 얼마나 나를 잡을지 모르지만 한번 잡아봐라.

자 그럼 어디 슬슬 넘어가 볼까나!!!

 

사위는 적막강산이지만 그래서 길은 참으로 호젓하다.

 

4CP : 28.8Km ~ 40.8Km(12Km)

소요시간 : 1시간 16 47(624/Km)    누적시간 : 4시간 1131

 

호젓한 시골길을 한 바퀴 비~~잉 돌아 고개 넘어 오니 2CP 4CP.

예상 페이스보다 조금의 여유가 있다.

이제 고개 하나 넘었을 뿐 울트라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신발을 바꾸어 신고 아미노젤 하나 먹고 물도 마시고 몸 상태를 점검한다.

어느 한 곳도 이상 신호를 보내지 않아 다행이다.

 

여자 2위입니다.

그 말이 나를 자극한다.

얼마나 앞서 갔는데요?

30분쯤 됐습니다.

 

~~ 어찌할까?

? ? ? 은여우! 너 지금 뭔 생각 해? 왜 그래? 너 지금 소풍 중이잖아?

어엉? 아무것도 아냐.

나는 나에게 시침을 뚝 뗐다.

그런데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었다.

 

스트레칭 하며 속으로 계산을 대보니 5Km쯤 앞서있다.

신발만 갈아 신고 내처 달음박질할걸……

일단 다음 CP까지 지금 내 페이스 대로 가보자 그럼 가늠 되겠지.

 

5CP : 40.8Km ~ 51.5Km(10.7Km)

소요시간 : 1시간 19 19( 725/Km)   누적시간 : 5시간 30 51

 

CP 건너기전 용변도 보고 평상에서 잠시 쉬며 시간을 지체했다.

나중에 이 시간이 미련으로 남아 아쉬움이 한참 지속되었다.

으이그~! 속물……

 

어디로 가야 해요?

묻고 또 묻고 꼬불탕 꼬불탕 돌고 돌아 다리를 건너 5CP에 도착한다.

주로를 잘 몰라 자꾸 물어봐야 하니 답답하다.

 

앞선 이는 한 25분쯤 앞서 갔단다.

어라? 이상하다???

내가 속도를 내지도 않았고 CP 도착 전 한참을 지체했는데 5분이나 줄어?

그렇다면 그가 누군지 모르지만 이제 지치기 시작 하나보다.

 

어디 한번 속도를 내어보자.

그럼 다음 CP에선 더 확실하게 답이 나오겠지.

5CP를 지나 다시 강변 주로에 들어서서 5/Km페이스로 냅다 달려나간다.

얼굴을 스치는 야심한 밤의 강 바람이 시원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 가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름에 사공이 노~를 저을 때, ~마에 흐~른 땀을 씻어 준데요.

 

퐁당 퐁당 돌을 던져라, 누나 몰래 돌을 던져라

~물아 퍼~져라 멀리 멀리 퍼져라, ~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지러 주어라. !!

 

동요를 부르며 달리면 기분 좋을 땐 더욱 흥겹고

지치고 힘들 땐 박자를 맞추기도 좋아 무겁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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