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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진 작성일자     2010-06-03 조회수     3605
제 목  
  태화강 울트라 연가~~(3번째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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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울트라 마라톤 출전 배경

아버님 말씀에" 어떤 일이든 삼세번은 해야 그 일을 제대로 알 수 있다"라고 귀가 따갑게 들어왔다.

5년전 동호회 선배의 부추김에 준비없이 포항 호미곳 울트라에 출전하여 죽도록 고생끝에 어렵게 완주하고

이듬해 굴욕을 만회하고자 철저히 준비하여 서울 한강 울트라에 도전하여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다.

" 어떤 일이든 삼세번은 해봐야 한다"는 아버님 말씀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지만 준비없는 울트라는

후유증이 심하다는 걸 알기에 감히 도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마라톤 열정이 식어 가던 차에 울산에서 울트라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그동안 밀린 숙제를 해결 하고자 

태화강 울트라 출사표를 던지며 목표시간을 12:30분 언더로 잡았다.

 

2. 울트라 마라톤 대회 준비

금년초부터 훈련량을 늘리며 울트라를 준비 하려고 했는데 들쭉날쭉한 근무로 몸과 마음이 따로국밥이다.

1월 고성대회를 시작으로 풀코스 3회 완주했고 하프도 달리며 훈련량은 매월 200Km정도 달리려고 노력했다.

4월과 5월에는 30Km이상 lsd 훈련도 3~4번 실시했지만 장거리 훈련 부족이 내심 걱정이다.

이번 울트라는 완주 목표가 아니라 목표 시간 내(12:30분 언더) 완주가 목표이다.

울산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가족들의 응원속에 목표시간 내 멋지게 골인하고 싶었고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일깨우는 기회로 삼고 싶었다.

 

3.  울트라 마라톤 대회 출전

대회 당일 아침에 전화벨이 울리고 처가집 친척이 갑자기 喪을 당했다는 소식이 왔다.

일순간 마음속이 혼란한데 내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와프가 이번에는 혼자서 갔다 온다고 한다.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와프에게 양해를 구하고 혼자서 울트라 출전 준비에 분주하다.
깜빡이, 헤드렌턴,바람막이옷,파워젤 8개, 포도액기스 6팩,물한병,장갑등을 챙기니 가방이 묵직하다.

장거리 훈련 부족으로 불안감은 카시오테이핑으로 보상 받으려 인터넷을 검색하여 양다리에 테이핑을 했다.


시간에 맞춰 대회장에 갔더니 전국에서 온 많은 울트라 맨들과 토끼 친구들로 분위기가 고조된다.
본부석에 가서 배번받고 토끼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도 나누고 준비한 음식도 얻어 먹고 기념 촬영도 했다.
음악에 맞춰 간단하게 몸을 풀고 출발 신호에 따라 후미에서 남흥형님과 하니 셋이서 천천히 출발했다.
명천교를 건너 잘 정비된 조깅코스 우레탄 길을 달리며 저녁 노을에 빛나는 태화강 풍경에 기분이 업 된다.

오늘의 전략은 오버페이스 방지를 위해 50Km까지 하니를 따라 가고 후반에는 각자 달리기로 한다.


어느덧 어둠이 깔리고 1cp에 도착하여 물과 콜라를 마시고 서둘러 길을 재촉하며 달린다.

강변그린빌을 지나는데 오늘의 페이스메이커 하니가 화장실에 간다고 주로에서 이탈했다.
남흥형님과 둘이서 7분속으로 천천히 달리면 3cp쯤에서 하니와 합류 할거라 생각하고 그대로 달린다.

구영교를 지나 반천쪽으로 접어드는데 배속이 더부룩 하고 가스가 차서 가죽 피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동반주 하는 남흥 형님과 뒤따라 오는 달림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엉덩이쪽에 온 신경을 집중 한다.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2cp가 눈에 들어오고 콜라 2잔을 마시며 배속이 진정 되기를 기다리며 무릎을 풀어준다. 

 

언양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음을 재촉 하는데 배속에는 용암이 끓는듯 부글거리고 참기 힘든 고통이 따른다.

동반주하는 남흥형님에게 미안해서 약간 거리를 두며 달리는데 엉덩이 사이에선 따발총 소리가 시작 되었다.

신화리 KTX 역사를 뒤로하고 삼동쪽 입구로 접어드는데 촌 길이라 주유소도 화장실도 보이지 않는다.

엉덩이 쪽에 온신경을 집중하며 힘을 너무 주었는지 양쪽 사타구니 쪽에서 알 수 없는 통증도 있는것 같다.
3cp 일신공업사 입구에 도착 했는데 친구들이 멀리까지 응원와서 떡과 음료, 과일을 챙겨준다.

배속이 빵빵하지만 사양 할 수 없어 받아 먹고 콜라를 마시며 하니를 기다리는데 하니는 보이지 않는다.

 

삼동면쪽으로 방향을 잡고 남흥형님과 오르막을 걸으며 오늘 컨디션이 않좋으니 형님 먼저 가라고 말했다.

대암땜 상류를 지나 반천쪽 4cp에 도착하여 오렌지 몇조각과 콜라만 마시고 스트레칭을 가볍게 해본다.

4cp를 출발하여 달리는데 뱃속의 광난은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신호를 보내온다.

형님을 먼저 보내고 가까운 주유소 화장실에 들러 배속의 짐을 덜어내니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하늘을 올려보니 보름이 지났는지 조금 작아진 밝은 달님이 안스러운 듯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구영교를 지나 5cp가 약 2km정도 남았는데 배속에서는 또다시 쉬었다 가라고 신호를 보내온다.

할 수 없이 가까운 화장실 찾아 근심은 해결했는데 힘이 없어지고 달리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

머리를 흔들어 잡념을 지우고 태화강변으로 접어들어 삼호 인도교를 건너 5cp에 도착했다.


친구들의 응원속에 따뜻한 시락국 한숟가락을 입에 넣으니 속이 울렁거려 넘기기 힘들다.

오늘 달리기 위해서는 억지로 라도 먹어야 하기에 시락국을 배속으로 밀어 넣었다.

괜찮았던 배가 갑자기 아픈것은 추위를 잘 타는 탓에 배가 너무 차워서 그런것 같다.
아래쪽에 달았던 앞쪽 배번을 배쪽에 올려 붙이고 바람막이 옷을 껴입었다.

시락국을 먹고 5cp를 출발 할 때 시계를 보니 1:30분 전반전 달린 시간이 6시간30분 걸렸다.
배속을 진정 시키기 위해 잠시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머릿속 계산이 복잡해진다.

지금의 컨디션이면 12시간 30분 언더가 불가능 하고 그렇다면 60Km만 달리까 생각해 본다.

평소 훈련하는 태화강 조깅코스 대나무 숲들이 바스락거리며 나에게 응원을 보내는 듯 하다.

 

바람막이 옷 덕분인지 태화교를 지나며 몸에서 열이 나고 아프던 배가 거짓말 처럼 가라 앉는다.
앞서가는 남흥형님을 따라 가려고 6분 언더로 속도를 올리며 앞에 가는 주자를 하나둘 추월하며 달린다.
6cp 앞쪽에서 오뚜기가 건네주는 홍삼 한팩을 마시고 6cp에서 물과 방울 토마토를 먹고 한주먹 들고 달린다.
고인이된 정주영 회장님이 기증했다는 아산로를 두발로 힘차게 달려서 염포 삼거리에 도착했다.

남목고개 오르막과 가파른 봉수대 고개는 걷고 내리막은 까먹은 시간을 보상 받고자 빠르게 달린다.
속도가 조금 빨랐는지 배속이 메스껍더니 봉수대 내리막 끝무렵에서 구역질이 나온다.
구석진 갓길로 빠져 배속을 비워내고 준비한 물로 입안을 헹구고 속을 다스리기 위해 잠시 걸어본다.
주전 바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위안 삼아 달리다 보니 여명이 밝아오고 7cp에 도착했다.

7cp에서 제공하는 따뜻한 야채죽을 배속에서는 거부하지만 머리속 명령에 의해 오른손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무릎과 다리에 스트레칭을 하고 배속을 진정 시키기 위해 잠시 걷다가 다시 힘을 내서 걸음을 재촉한다.


몸이 부디끼는지 간간히 속이 울렁거리지만 침을 삼키며 이를 악물고 걸음을 재촉한다.
정자 삼거리를 지나는데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 선달 형님이 걷고 있다.
선달 형님을 뒤로 하고 정자 고개를 향해 속도를 올리는데 종아리 근육들이 스멀거린다.

무리하면 쥐가 날것 같아 걷고 싶은데 마침 정자고개 오르막이 시작되어 반갑다.

밤을 새우며 8cp 앞에서 자봉하던 아폴로와 옥현호수 횐님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배속은 울렁거리고 진정이 안되는데 시원한 미숫가루를 마시라고 한잔 가득 따라준다.

배속이 아프다고 했더니 몽마르뜨님이 따뜻한 매실차를 따라줘서 너무 고맙게 마셨다.


정자고개 정상까지 선달형님과 걷고 내리막은 쉬지않고 달렸고 건널목을 제외하고 걷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앞선 주자를 추월하며 달렸는데 3Km 남긴 지점에서 나를 추월하는 주자는 2명 뿐이었다.

멀게만 느껴지던 골인지점 아치가 점점 가까워 지고  장내 아나운서가 불러주는 내 이름을 들으며

온 세상을 다 얻은듯 두팔을 번쩍들고 이백오십리 대장정의 여정을 마무리 했다.(12:14:39초)

골인지점에 가족은 없었지만 밤새워 응원해주고 골인 때까지 기다려준 토끼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

 

에필로그:
전반부 51Km를 6:30분 걸렸고 후반부 50Km는 5:45분 걸렸다.
후반부 봉수대와 정자 고개를 감안하면 후반부는 너무 잘 달렸다.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목표했던 12:30분 언더를 달성해 기분좋고 만족한다.

100Km 후반부 걷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마라톤의 끈을 놓지않은 탓에 근력이 생긴것같다.

아쉬움은 가방을 조금만 가볍게 하고 옷차림을 잘했으면 12시간 언더도 가능했을텐데...

잘한것: 컨디션 난조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린것, 늦었지만 5cp에서 바람막이 옷 입은것.

잘못한것:얇은 옷차림,컨디션 난조로 전반부 렙타임 못끊음,배낭 음식물(파워젤,포도액기스,떡)을 거의 안먹은것.

 

 5cp에서 시락국을 먹고 배속을 진정 시키기 위해 잠시 걷고있는 모습

 울트라 골인 장면(1등한 놈처럼 넘 좋아했나?ㅎㅎㅎ)

 골인 후 꽃다발을 걸고 기념 촬영..울트라는 이맛이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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