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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철 작성일자     2010-06-01 조회수     3292
제 목  
  동네 한바퀴가 전부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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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동네 한바퀴 돌아보는 것이 전부였는데......

마라톤 한다고 말하면 보통 엘리트 선수로 생각되는 것으로서
저에게는 좀 어울리지 않는 그냥 막 달리는 사람,
경상도 말로 쪼조마리(달림이)하는 사람,
즉, 달리기의 기본자세가 없는 그런 사람이 바로 제가 아닐까.
또한 표현적으로 좀 맞는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완주는 했어니깐  참가후기는 남겨야 이 또한 맛이 아이겠는교.

지가 쪼조마리를 시작한지 벌써 7년째걸랑요.

풀코스까지는 더러 참가했으나, 그 이상은 단 한번도 달려본기 없는기고,
앞으로 달릴 것 이라고는 생각조차 해 본적이 없었단 말입미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올 한해도 쪼조마리 계획을 세우던 중
제1회 울산태화강울트라마라톤이란 대회라는 홈피를 발견하게 되었심더.
좀 망설이긴 했지만. 그래도 울산에서 열리는데 내 같은 쪼조마리를 즐겨하는 사람이
요런 기회를 놓칠 수야 있겠능교.
더욱이 울산 안방의 대회인데,
그래서 한번 뛰어 보자고 문을 두더려 보았다 아입미꺼.

아직 연초라서 대회일까지 5개월 이상으로 여유가 있어 열심히 훈련하면
완주는 할 수 있을끼다 라는 일념으로 참가신청 중 60km냐 100km냐를 두고 선택에
약간 갈등이 있었지만, 처음 도전이고, 건강을 위해 하는 것이 목적이니  고마~ 60km로
결정했삐리십니더.

금년도 2월 밀양대회(하프),3월초 울산대회(풀1, 하프1),서울동아(풀), 4월초 경주벗꽃(풀)
이렇게 차근차근 대회참가도하고 그 동안 울산 태화강변 둔치로 훈련도 꾸준히 해오고 있었기에
잘 되가는갑다 싶었는데, 왠 걸 본 대회 열흘 앞둔 연휴 시작일인 석가탄신일(공휴일) 늦은 오후
몸의 상태가 피로누적에 의한 과로 같은 현상, 
즉. 몸이 으스스 춥고, 눈동자가 흐르지면서 눈물이 나고 목이 간질거리고
기침이 나올락 말락하는 것이 보일러 온도를 높이게 하더구만요.
결국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으며, 이어지는 토, 일요일 역시 꼼짝없이 방구석 신세를
질수밖에 없게 됐지예, 일주일 내내 감기몸살에 약으로 의존해 오면서
대회때까지는 완쾌되겠지 했는데,
약간의 불안한 상태에서 참가냐 불참이냐 망설임 속에 결국 참가 결정을 하게 되었십미더.
하지만 한편으로는 60km에 참가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싶더군요.

우쨌거나 참가를 결정하고 집을 나와 명촌 운동장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내만의 약속으로 비록 몸의 상태는 좋지 않지만 완주만은 결코 해야한다라는 마음으로
한(약) 3km를 조깅으로 몸을 풀면서 명촌 집결지에 도착,
이미 대회장에는 운영요원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시작되었으며,
참가자들 속속 도착하고 있더군요.

모두가 달리기의 지존들이기에 나의 우상으로만 보였고,
저 또한 이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힘과 용기로 무장이 되어지기도 했으나,
한편으로 감기몸살에 의한 체력저하로 불안한 마음도 남아 있어 걱정도 많이 되더군요.

대회 김부열 회장님과 인사를 하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곳 출발하게 되었지요.

명촌교를 건너갈 때는 많은 참가자들에 휩싸여 아무런 생각 없이 건너갔으나 
태화강 둔치로 진입시에는 각자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아 가는데,
멀리 인천,서울,강원,대전 등지에서 오신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으며, 
아름다운 태화강의 모습을 이 분들께 보여줄 수 있다는 울산 달림이의 한사람으로써
매우 기쁘고 또한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많은 참가자들 속에 묻혀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면서
먼저 강원도에서 오신분들과 조금 대화를 나누어도 보고,
수원에서 오신분과도 대화를 나누어 보기도 했습니다만
모두가 저보다 고수분들로 감히 제가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랑꺼리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울산의 태화강변은 저의 평소 조깅하는 곳이기에
이 부분에 대한 자랑꺼리는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강을 끼고 있는 대도시는 강변 둔치를 아름답게 꾸며 시민들의 건강과 휴식 공간을 위해
잘 건설되어 각 도시마다 대동소이합니다만,
특히 울산의 태화강은 지난해 비로소 강변 양쪽 둔치를 모두 우레탄으로 포장,
자전거 전용도로와 인도로 잘 구분되어 완공되므로서 명실공히
옛 울산의 공해도시에서 그린울산 산업도시로 탈바꿈되어
이곳 둔치(왕복20km)는 밤낮으로 많은 사람들의 휴식 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사시사철 푸르른 십리대밭 사이로 불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때때로 볼 수 있는 많은 물새들의 새벽 안개속에서 깨어나는 상상에서 현실의 모습으로..
또한 잉어,연어 등의 물고기도 자연스럽게 눈에 띄는 곳이기도 합니다.

출발 55분후 1cp를 통과하여 2cp 까지의 코스는 공사현장이 많고 가로등이 없거나
노면의 굴곡이 심해 다소 어려운 상태로 진행되었으나,
주변의 고수님들과 발을 맞추다 보니 어느듯 2cp까지 도달하게 되었네요.
2시간 소요되어 콜라 한잔을 마시고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2cp 이후부터는 앞,뒤 고수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혼자만의 싸움이 시작되어지더군요.
26km 갈 무렵 앞서가던 한분은 고르지 못한 노면으로 넘어지는 사태가 발생되었는데
당시에는 괜찮으시냐고 묻기만 하고 지나갔습니다만
혹시 다치지나 않았는지 걱정되어지네요.
2~3cp구간에는 어두운 곳이 더러 있어 어둠을 뚫고 지나갔다는 기억만 떠오르는 것 같은데
어느덧 3cp 도착, 많은 운영요원들이 선수들을 반겨주시는 분위기가 골인지점에 온 것 같은
그러한 분위기였고, 떡과 음료를 지원해 주시는데 약간의 허기끼가 있던 중 잠시
그 환경(분위기)에 빠질번했지요.
덕분으로 코앞의 오르막을 뛰어 올라갈 수 있었고,
천용사에서 사천면까지는 밤중이라 잘 보이질 않았지만 시골 냄새
즉, 소막사에서 나오는 냄새와 개 짓는 소리하며,
옛날 고향의 향수에 잠시 정신적 피로를 덜 수 있었고,
대암댐을 굽이굽이 돌아 나올 때는 이미 많이 지쳐 맥 빠진 상태,
이제부터는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이 시작되었고 누구하나 대화하면서 갈수 있는
그런 처지도 아니었으며,
캄캄한 밤중 허기도 에너지도 고갈상태에서 그럭저럭 가다보니 어느덧 4cp에 도착,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이심전심인가 모두가 환영의 모습이 인상에 깊이 남게 했으며,
허기에 연거푸 오렌지 세 쪽을 먹고 게토레이 한잔과 콜라 두 잔을 마시며
그만 내가 참가선순지 자원봉사잔지 잠시 잊을 뻔 했지요.

남은 20km는 2:20분내 달리기로 작정하고 다시 4cp를 출발하여 가던 중
약 30m에서 한분이 달리고 있었는데
저분 뒤에만 따라가면 되겠다라고 마음먹고 따라가는데 갑자기 앞 주자가 보이질 않아
두리번 찾던 중 주로를 놓쳐 되돌아오고 있어 결국 바로 뒤따라 갈수 있게 되었으며,
계속해서 울산 과기대 앞 어두운 농로 길로 어렵게 해쳐나와 범서 진입 무렵
우리의 무리는 5명으로 되었고, 범서(구영교) 진입 시 또 주로 잘못 진입,
가끔 자동차로만 다녔던 길이라 햇갈리는 길이였습니다.
어렴풋 알겠는데 확실하지 않고 무리에서 이탈할 수는 없어 결국 5명의 무리는
구영리 교차로 지점에서 지나가는 승용자를 세워 물어본 후 다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다리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는 느낌, 따라서 속도는 나아가질 않은 상태로 그럭저럭
삼호교(5cp)까지 도착하여 콜라 두 잔 마시고 다시 출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십리대밭을 향해 달리고 있던 중 저희 마눌님 고맙게도 어디쯤이냐고 하면서 전화가 왔다.
출발 시 감기 몸살로 뛰는 것을 보고 매우 걱정이 많이 되었다고 하며,
전화의 목소리가 매우 맑게 들려 안심된다고 하면서 천천히 오라고 하네요.
조금씩 가까워지는 골인 지점에는 제법 새벽 강바람이 쌀쌀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저를 기다려 주는 마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순간 힘이 솟고 열심히 뛰어 보았지만
(당시 솟은 힘은 정신적인 힘), 내내 다소 처지는 무거운 발걸음은 십리대밭을 지나
양귀비꽃이 만발한 강변 둔치, 태화루(복원 중)로 지날 때 보름달이 훤히 밝히고 있는
태화강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잠시 후 울산교 앞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무슨 일이....? 
가까이 가보니 울산마라톤클럽에서 수박화채를 참가자들에게 공급하는데
그냥 스쳐 지나려고 하니 굳이 수박 화채 한 그릇 먹고 가라고 하네요.
그 놈의 수박 화채가 얼마나 맛이 있는지.
한 그릇 훌훌 마시고 감사의 인사와 더불어 다시 달리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울산마라톤 클럽 회원님들의 아낌없는 지원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남은 3km는 걸어서도 갈수 있는 거리,
그리고 날이면 날마다 이곳은 저의 훈련코스인지라
그 힘들었던 모든 것이 안전모드로 돌아왔습니다.

잠시 후 골인!! 운영위의 축하 화환으로 몸을 장식,
사진촬영과 음식제공으로 저의 60km  여정은 무사히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끝으로 대회 회장님 이하 운영위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태화강 울트라마라톤의 무궁한 발전과
관계자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참가하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참가자(6073번)    정병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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