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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성열 작성일자     2019-07-05 조회수     467
제 목  
  울산 태화강 울트라마라톤 완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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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강 울트라 마라톤 완주 후기*

울산 태화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이종택 친구가 있다. 그는 중학교 동기로 울산에서 직장생활 하면서부터 퇴직 후 지금까지 태화강 지킴이를 하고 있다. 쓰레기 불법투기로 악취가 나던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을 청소하며 수년간 켐페인을 벌인 결과 1급수에만 산다는 수달까지 살고 있도록 하였으며, 지난 7일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시장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친구는 부인이 치매 중증 환자인데 부인을 자기 몸보다 더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고 있으며. 이곳 포항에서 친구들 모임이 있을 땐 꼭 동부인 하여 오며 차에 오르내릴 때 부축하고 심지어 밥까지 떠먹이는 걸 보고 어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감명을 받았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귀감이 되며 나뿐만 아니라 친구 모두가 그를 존경하고 있기에 이곳에 오면 꼭 연락하고 싶지만 오늘은 우리 지맹에서 단체로 출전 하였기에 달리기에 열중 하고자 연락을 하지 않았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타 대회에서 볼 수 없는 드론을 띠워 주자들의 모습을 생생히 촬영하는 모습도 색 달랐고, 가수들을 초청하여 분위기를 고조 시키는 모습도 여타 대회와 달랐다. 특히 500명 이상 많은 주자들이 참가 하였기에 대회 분위는 한층 고조되어 대회 열기를 실감나게 하였다. 식전 행사에 이어 5섯부터 카운터 다운하니 선수들은 한 순간에 썰물처럼 대회장을 빠져 나간다. 나 또한 이 무리 속에 휠 쓸려 빠르게 달려보려니 갑자기 명치가 아프며 숨이 차올라 달릴 수 없기에 천천히 뒤로 밀리더니 어느 순간 맨 후미 주자가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느림보 주자인 나는 곧 낫겠지 하며 맨 후미 주자를 놓치지 않으려 바짝 따라 붙으며 기회를 노려보지만 자꾸만 멀어진다.

준비운동 없이 급하게 달릴 때 숨이 가빠 이따금 호흡을 가다듬을 때 있지만 이렇게 몇 시간이 흘러도 가라앉지 않는 것은 처음이다. 가슴에 스턴트 3개박은 것이 행여 이상이 있는지 내심 걱정하여 보지만 여태까지 잘 달려왔기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하니 저녁에 쇠고기 국밥을 먹으면서 양이 많았는데도 꾸역꾸역 억지로 먹은 것이 체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달리면 곧 내려가겠지 하며 심호흡을 하며 달려도 쉬이 내려가지 않는다.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며 비가 내리기에 잘못하면 감기 걸릴 것 같아 우의를 내어 빠르게 입고 달리는데 앞 선 주자들도 우의를 꺼내 입으며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몇 몇 주자들을 추월하여 앞 서 나간다. 4cp를 지나 5cp를 향하면서 50km 주자와 100km 주자들이 갈라지니 100km 주자들은 앞에도 뒤에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절반 가까이가 50km 주자들이었던 것 같다.

아직 50km지점인 5cp 도착하기 한참 전에 벌써 1위 주자와 2위 주자가 우리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9cp 86km지점(5cp=9cp)을 통과하여 내려오고 있다. 난 절반도 못 왔는데 벌써 골인지점을 향하다니 정말 빠르다는 생각을 하며 나의 속도 배 이상 되는 것 같기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시간은 새벽 2시 20분전, 5cp 에 제한 시간 20분 남겨두고 도착하니 곧 바로 내 뒤에 4명의 주자들도 도착한다. 아마 그들이 마지막 주자인 듯싶었다. 월드컵 청소년 결승전 전반전이 곧 끝나는 순간이다. 우리가 먼저 선제골을 넣었지만 곧 이어 동점골을 허용하여 1:1 되는 순간을 듣고 궁금증을 뒤로 한 채 시간이 촉박하여 4명의 주자들을 뒤로 하고 10분 전에 출발하니 선두 주자들은 계속 하나 둘 9cp를 향해 내려오고 있기에 부끄럽기조차 하였지만 그들은 오히려 파이팅을 외쳐준다.

5cp를 지나니 가슴의 명치가 아픈 것은 점차 사라지고 호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에 속도를 붙여 보지만 이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차량이 없는 자전거 전용도로이며 한적하고 언덕이 거의 없는 평평한 길이기에 기록이 잘 나오며 수월하게 달릴 수 있다 예상했는데 언덕과 내리막이 많은 코스보다 오히려 훨씬 힘들게 달리고 있었다. , 정보영 전임회장님은 봉사활동을 하면서“형님 지난번 코스보다 더 힘들지요”한다. 어떻게 내 마음을 그렇게 훤히 잘 아는가 싶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평지가 더 힘들다 생각한 주자들도 많았던 것 같았다.

가로등도 없는 한적한 시골길은 풀벌레 우는 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밤의 정점을 찍고 적막을 깨우며 이제 안개 자욱한 새벽을 여는 것 같다. 7cp 68km지점은 가지산 끝자락이라 약간 언덕이 시작된다. 언덕과 내리막은 평소 힘들다 느꼈지만 오늘만큼은 오히려 언덕이 좋았으며 천천히 뛰어 올라 반환지점에 도착하니 5시 10분 전. 이제 남은 시간 5시간, 남은 거리 32km, 평균 시간당 6km를 꾸준히 달려야 5시간 내 완주 할 수 있기에 마음이 조급했다. 느림보인 나에겐 후반 시간당 6km를 꾸준히 달리는 것은 그리 만만치 않기에 서둘러 내려오는데 내 뒤 주자 4명도 반환점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 주자 중 한명은 제한시간 내 들어 갈 수 있느냐 묻는다. 최선을 다 해 보세요라는 말 이외는 들려 줄 답변이 없었다.

마음은 빠르게 달리고 싶지만 몸과 마음은 따로 놀고 있다. 다리는 잘 움직여지지 않고 가슴만 자꾸 내미니 앞으로 엎어질 것 같기도 하였다. 계속 달릴 수 없기에 200보 달리고 조금 걷고 반복하며 시간을 체크하니 잘 하면 cut off 걸리지 않을 것 같기에 최선을 다하여 달린다. cp 거리가 정확하지 않은지 때론 약간의 오차가 있기에 마음은 더욱더 조급했다. 마지막 cp 95km 지점에 이르니 정확히 1시간 남았기에 완주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지만 cp에 기록된 표지판은 94.2이었다. 거의 6km가 남았기에 제한시간에 걸릴 것 같아 미숫가루 2컵을 마시고 서둘러 출발한다.

자전거와 보행자 전용 도로에 그늘이 없는 곳이 많아 따가운 햇살이 얼굴을 비추니 달리기 힘들지만 악조건을 무릅쓰고 이를 악물고 달린다. 앞서 간 주자들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앞에도 뒤에도 주자들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나 혼자만의 사투를 벌이는 대회였다. 제한 시간 5분을 남겨두고 마지막 주자로 골인하니 많은 사람들이 박수로 환영하며 뒤 주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곧 이어 대회 종료를 선언한다. 이렇게 힘들게 완주하여 보기는 처음이지만 오늘도 무사히 완주했다 생각하니 마음은 평온하였으며 달릴 수 있음에 감사를 느끼며 또 하나의 색 다른 추억을 가슴에 새기고 돌아 왔다.

2019년 6월 16일 태화강 울트라완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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