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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창곤(ryu2351) 180.66.246.124 작성일자     2019-06-20 조회수     847
제 목  
  제10회 울산태화강울트라 마라톤대회 후기
첨부파일  
                           제10회 울산태화강울트라마라톤대회 후기
제1회 2010. 5. 29~30. 12h13m
제2회 2011. 5. 28~29. 12h52m
제3회 2012. 6. 16~17. 12h55m
제5회 2014. 6. 21~22. 11h23m
제6회 2015. 6. 20~21. 12h53m
제9회 2018. 6. 16~17. 11h55m
제10회 2019. 6. 15~16. 12h49m


1. 서 론
    울산태화강울트라마라톤대회는 첫 대회 때부터 아주 특별한 인연인 있는 대회다. 2010년 제1회 대회가 개최된다는 낭보를 보며 한편 100km대회에서 언더텐을 이루 수 있는 유일한 대회라고 선전하며 지인들로부터 참가 권유를 받았던 대회다. 그러나 이 또한 무슨 운명 이었던가?


6.2전국 지방선거 및 G-20 재부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가 개최되므로 우리 경찰에서는 회의 기간 중 갑호 비상근무로 변경되므로 물 사랑 200은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울산대회는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뀐 것은 시간문제였다. 천안함 사태 발표가 되던 날 전 경찰은 을호 비상근무로 돌아가고 연가도 중지상태다.


시국이 발목을 잡았다며 대회 참가 할 수 없음을 알리고 난 후 이번에는 서울에서 8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시던 장모님께서 운명하셨다는 비보를 받는다. 
곧바로 서울에서 장례식을 마치고 태화강울트라가 열리는 그날 안절부절 하며 망설이고 있는 나에게 집사람의 천사 같은 언명을 받는다.
조심해서 무사히 잘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서둘러 대회장에 같던 태화강 울트라대회가 벌써 10년째를 맞이한다. 그날의 추억을 떠 올리며 오늘은 나의 애마로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둔치로 방향을 잡는다.


2. 본 론
역시 태화강대회는 참가 인원이 말해주듯 타 대회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을 받는다. 드론을 띄워 주자들의 모습을 근접 촬영하는 모습이며 가수들을 초청하여 식전행사를 아주 즐겁게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열정이 대단하다. 대회 조직위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지자체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치단결된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리고 잘 정비된 태화강의 모습과 십리대밭은 울산의 대표적인 명소다. 아울러 날씨 또한 뛰는데 아주 좋은 날씨라 보여진다.

카운트다운을 하고 500명의 주자들은 썰물처럼 순식간에 아치를 빠져 나간다. 나 또한 이 무리 속에 섞여 장장 250리길을 무사히 다녀오리라 생각하며 크게 쉼 호흡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제 자리를 잡는다.


날씨는 달리기에 안성맞춤이다. 초반이지만 무리 없이 속도감 있게 따라 붙는다. 항상 그렇듯 초반오버페이스는 절대 금물이다. 나의 컨디션과 훈련량을 고려해서 예상완주시간을 설정해 보지만 이번엔 물 사랑200이후 한 번도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지 몸이 쉽게 풀리지 않아 애를 먹는다.


1cp 삼일교 밑 9.71km에서 물을 보충하고 오이를 하나 집어 들고 뛰면서 먹는다. 정제소금 두 알을 먹어주고 오른쪽 종아리가 뭉치는 현상이 있어 근육통약도 먹는다. 조금 일찍 신호가 오는가싶다. 아마 연습 부족현상이라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태화강을 거슬러 구석구석 돌아다볼 것 다 보게끔 코스를 설계했다고 하신 대회장님의 말을 살펴보니 100% 자전거 길과 산책길이다.


2cp 제전보 20.46km에서는 1차 반환점으로 체크를 하고 술떡을 두 개먹고 방울토마토는 컵에 담아 뛰면서 먹는다. 다리를 건너 왔던 길 반대편 길에서 달려간다.
어둠이 짙다. 산책 나온 사람들은 경쾌하게 뛰며 걷지만 우리들은 벌써 잰걸음으로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 20km가 조금 넘었는데도 발이 무뎌진 것인가?

 
주로에서 오래 만에 상태형님을 만나는 행운도 있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배낭에 우의가 있지만 꺼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저 앞에 고가도로가 보인다. 전력질주 다리 밑으로 들어가 우의를 꺼내 입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빗속을 뚫고 뛰어본다. 맨몸으로 뛰는 주자도 보인다.


이 폭우가 언제 거칠지 아무도 모른다. 10분을 기다려보고 뛰던지 하는 주자도 있었는데 어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빗줄기는 가늘어졌지만 우의를 벗지 않고 계속 달린다. 그렇게 어려운 레이스 속에 3cp 동천자전거연습장 30.51km 자유시간이 놓여있는 테이블로 빨려 들어간다. 초코릿을 하나먹고 따뜻한 물은 옆 음수기 에서 한잔 받아 천천히 먹는다. 홍삼캔디를 몇 개 넣어가라는 자봉님의 말을 듣지 않고 그냥 와 버렸네... 조금은 후회스럽지만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이다.


두한 형님은 여기서 잠깐 보았지만 이 후 만나지 못했다. 노장은 살아있음을 증명한 뜀 꾼임에 틀림없다. 어둠속에서 흐느적 흐느적거리며 몇 개의 다리를 건너니 4cp 40.79km 삼호교 다리 밑으로 들어가 먼저 수박화채 한 그릇을 받아들고 앉아서 먹는다. 좀 편안한 자세로 앉아 수박을 먹지만 땀과 빗물이 범벅이다. 물을 보충하고 수박 한 조각 들고 그대로 달려간다.


이제는 여기가 어디쯤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천둥 번개고 그쳤고 쏟아지던 빗줄기도 완전히 멈추었다. 그러나 우의는 벗지 않고 그대로 달린다. 게릴라성 폭우라 언제 또 쏟아질지 모르기에....
어둠속에서도 여기 지점은 지난 3.1절 울산마라톤대회 코스임을 알게 된다. 한적한 시골길 풀 코스대회 때는 오전 시간대지만 지금은 한밤중이다. 굴곡이 없는 평탄한 자전거 길이라 너무 지루한 느낌이다. 조금만 더 전진하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 사력을 다해 뛰어본다.

드디어 무슨 다리인지 알 수 없지만 이 다리를 건너면 식사가 기다린다.

5cp 사연교 51.14km 환한 불빛과 분주한 자봉님의 외침소리에 식사를 받아들고 정신없이 먹어댄다. 같이 뛰었던 주자분의 울산명주 막걸리제공에 두 잔을 먹으니 살만하다. 지체할 겨를 없이 주로에 나서니 새로운 기분이다. 이제 조금 지나면 U-20 청소년월드컵 결승전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와의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볼 수는 없지만 뛰면서 마음속으로 응원해야겠다.

희미한 깜박이 불빛을 쫒아 가지만 낯선 길이라 행여 코스를 이탈할까봐 조금은 염려가 된다. 그러나 염려도 잠깐 벌써 선두 주자가 내려오고 있지 않는가!!! 파이팅을 외치며 스쳐 지났지만 정말 마라톤선수다. 예상시간은 8시간중반으로 점쳐진다. 뒤이어 2위와도 마주하고 한참 후에는 3위주자도 질주하는 모습에 찬사를 보낸다.


분명 예전에 한번 왔던 길인데도 도무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두리번거리며 들어가니 6cp 언양 강변주차장 61.63km지점이다.

콜라를 먹으며 결승전 축구는 현재 1:1로 잘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울산의 형근 아우와 동반주자를 만난다. 잘 뛰라고 격려하고 혼자서 열심히 뛴다. 점점 내려오는 선두 그룹의 숫자가 늘어난다. 상대적으로 내가 얼마만큼 쳐졌는지 알 수가 있다. 모두 지친 기력 없이 잘도 뛴다.


천둥 번개와 폭우는 완전히 멈추었고 하늘엔 어느새 둥근달이 머리위에 떠 있다. 숲속엔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장단을 맞추고 뛰는 주자들은 발걸음이 경쾌한데 난 왜 가볍게 뛰지를 못하는 걸까? 다리 부상도 없는데 벌써 기력이 다한 것인가? 자문자답을 하며 약간의 경사진 코스이기에 걷다 뛰기를 수 없이 되풀이 한다. 힘든 시점은 맞지만 그동안 노하우를 발휘할 수가 없다. 수많은 주자들과 마주하며 서로가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북돋운다. 낯익은 얼굴들이며 모두 나보다 잘 뛰는 울트라전사들이며, 선, 후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자봉님의 유도로 7cp 대성사(大星社) 68.08km 절 이름인줄 알았는데 회사명임을 알고 쓴웃음을 짓는다. 우의를 벗어 던지고 2차 반환점이기에 체크를 하고 조그마한 바나나를 집어 들고 성규아우의 캔맥 제공에 안주로 먹어본다.

한참 앞에 갔던 경직아우를 추월하고 보니 복근형님 지친 기력 없이 잘 뛰고 있는 모습에 찬사를 보내며 어쩜 내가 잡힐 것 같은 예감도 든다. 왔던 길 되돌아가면 모든 것이 끝이 난다. 힘이 있을 때 조금 빨리 달려 보자 내려가는 길에는 후미 주자들과 마주한다. 도희 형님도 창훈 형님께도 파이팅을 외치며 조금 경사진 곳이라 쉬지 않고 달려 나간다. 한참 후 우리 60쥐 마클 친구들과도 교차한다. 함께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대회가 끝난 뒤 후회가 된다.


8cp 76.4km다 6cp 자봉님 그대로 몇 시간째 봉사하는 그대들에게 줄 선물이 없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축구 스코어는 3:1로 졌다는 소식이다. 그래도 어린 선수들 잘 싸웠다. 그대들로부터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가 보이기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물을 보충하고 방울토마토를 담아 뛰면서 먹어 보지만 맛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서서히 졸음이 몰려온다. 눈꺼풀의 중압감은 참으로 이기기 힘이 든다. 차라리 좀 누웠다 갈까 생각하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몇 명의 주자들과 지루하고 평탄한 자전거 길에서 어떤 작전을 펴야할지 모두 망설이는 모습들이다. 그래도 우리는 가야할 길이기에 말없이 전진 전진이다.


한참 후 식사가 제공되었던 9cp 86.06km다. 연맹회장님과 경성님의 옆 지기님께서 밤새 봉사하시는 모습에 감사 찬사를 보내며 따뜻한 오차물을 물통에 채우고 조직위원장인 광복친구의 파워젤을 제공받았지만 받아줄 속이 아니기에 주머니에 넣고 사연교를 건너 한적한 시골길에서 두 명의 소띠 친구들과 레이스를 펼친다.


14km를 어떻게 뛰어야할지 머릿속으로 그려 보며 걷다 뛰기를 수 없이 되풀이 하는 것 같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오차물에만 의지 한 채 달리니 속에서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그럭저럭 10cp 94.04km 고속도로 다리 밑에서 자봉하는 성하 아우를 만난다. 미숫가루 한잔을 마시고 5km만 가면 끝난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6km를 더 가야하니 한 숨이 절로 난다.


시간이 말 해주듯 벌써 햇살이 눈부시다. 기온이 점점 올라가고 습도도 만만찮다. 발걸음은 무뎌지고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한데.....
그늘도 없는 자전거 길에서 어느 분이 2km남았다는 말에 안도의 숨을 고르며 종점을 향하여 질주를 해 보지만 좀처럼 피니쉬는 보이지 않는다.

또 다시 지나가는 분이 2km 남았다는 말에 희망을 걸었지만 그 2km가 너무나 먼 길임을 왜 몰랐을까? 그만큼 체력은 소진되었고 에너지가 고갈되었으니 뛸 힘이 없었던 것이다. 두 명의 소띠친구들을 보내고 터벅터벅 한 걸음 한 걸음 옮겨보니 저 멀리 피니쉬 아치가 보인다. 코스가 바뀌어 골인 지점을 몰랐던 내 자신을 원망하며 그래도 자랑스럽게 골인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번호표와 유니폼을 고쳐 잡으며 두 손을 번쩍 들고 골인하니 250리 대장정의 막이 내려진다.


3. 결 론
 
새롭게 설계된 태화강 울트라 코스가 우리 뜀 꾼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코스임에 틀림없다. 너무나 지루하게 느껴졌으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컨디션 난조로 상당히 애를 먹은 주자도 있을 것이다.

천재지변이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대회가 마무리 되었으니 천만다행이다.


무엇보다도 많은 참가자와 함께 해서 좋았으며 조직위와 자봉자님 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내년에도 참가하여 좋은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2019. 6. 20. 양산에서 류창곤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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